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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를 접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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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ot2 2023. 10. 8.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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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body That I Used to Know - Mike Dawes & Tommy Emmanuel

 

 

결론부터 말해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미련 없이 접는다.

 

이유는 합리적인 사고를 할 능력과 의사가 전혀 없어 무능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말단 관공서를 방불케 하는 카카오를 상대로 더 이상 이성적인 대화를 시도해 봐야 피차 시간 낭비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창립자며 최대 주주란 인물을 살펴보면 왜 회사가 이 모양인지 줄긋기가 되긴 한다.

 

일반 대중이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21세기 한국 최악의 반민주·반인권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치명적 오류와 폐단에 대해 주류 언론사들이 침묵하는 동안, 2009년 5월 12일 자 프레시안의 "'무개념' 게시물 삭제, 누리꾼은 속 터진다"가 언론을 통틀어 몇 안 되는 기사였다. (언제부턴가 왠지 미국에선 프레시안 접속이 불가능하다.) 상황이 나아지긴커녕 이젠 사회적 논의조차 없다.

 

 

'무개념' 게시물 삭제, 누리꾼은 속터진다

최근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삭제·임시 조치 등이 무분별하게 취해지면서 누리꾼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 쓰인 사회 비판글을 두고 '명예 훼손'이라며...

www.pressian.com

 

내가 2008년 디지털 조선 블로그에 올린 '아동 야설'이란 글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성 지식에 눈을 뜨며 겪었던 일을 희극적으로 회상하는 글이었다. 글 내용보단 제목에 끌려 들여다본 독자 수가 4만여 명이나 되었다. 2015(?)년 디지털 조선이 폐쇄되어 다음 블로그로 이사하고, 다시 최근 티스토리로 이사할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연히 과거에 이사한 글들을 보다 상당수의 Format이 깨져있고 왠지 글 주제 선택도 되어 있지 않은 걸 발견했다. 해서 그를 수정하고 다시 저장했는데, 누군가 '아동 야설'을 읽고 카카오에 청소년 유해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며 신고했다. 글을 수정하는 도중 갑자기 로그 아웃이 되었고, 일주일간 로그인 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런데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때와 마찬가지로 정확히 어떤 문장, 사진, 그림이 규정을 위반한다는 정보는 주지 않고 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했으며 7일간 로그인도 하지 못하게 해놨으니 글 내용과 첨부한 이미지를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7일 이내에 그를 소명하나? 더구나 카카오 문의하기 시스템 오류로 소명할 수조차 없었다.

 

이메일과 휴대폰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10자리 내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번호가 10자리 이상이어야 한다"라는 정신 나간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진도가 더는 나가지 않는다. 이런 기술적 오류가 발생한다는 거 자체가 언어도단이고, 더구나 이메일, 전번 둘 중 하나면 되지, 왜 걸지도 않을 전화번호까지 필요한지도 불가사의다. (진실은 가능하난 많은 개인정보를 무료로 수집하여 유료로 팔아 돈을 버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며칠 고민하다 원래는 국제전화가 되지 않는 번호인 1577-3357로 전화했다. 다행히도 내 인터넷 전화회사인 Verizon이 그를 막지 않아 신호가 갔지만, 신고하는 사람만 직원과 통화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는 수 없이 신고를 선택하여 상황을 설명하니 문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엔 관심조차 없고, 카카오톡 스마트폰 앱에 가면 상담원과 실시간 채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를 따라했지만 신고자가 아니면 역시 상담원과 연결이 되지 않았다.

 

PC에서 되지 않는 문의 시스템이 다행히도 카카오톡 스마트폰 앱에선 작동하는 거였다. 해서 아마도 올린 글 제목만 보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잘못 지적한 거 같으니 직접 글을 읽어보면 그럴 리가 없다는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답장이 왔는데 신고자가 있었으며 남녀 전라를 묘사한 그림 이미지가 있어 청소년 유해 정보로 차단했다고 한다. 논의 상 규제한 게 정당하다 해도, 문제가 된 그림을 삭제하거나 글을 비공개로 돌리면 되지 왜 글 전체를 제멋대로 삭제하나?

 

금지된 그림이니 여기 올릴 순 없지만, 우스꽝스러운 만화 스타일로 보기만 해도 풋~ 하고 웃음이 터지는 아담과 이브 그림이었다. 4만여 명이 그 글과 그림을 보고, 수십 명의 호의적인 댓글을 받은 글이었는데 누군가 한 명이 그를 신고하고, 카카오는 신고자와 동의하여 규제한 거였다. 단언컨대, 그 그림을 보고 성적인 상상을 했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성도착증 환자다. 난 신고자와 카카오 담당 부서 직원들의 정신과 진료를 추천한다.

 

불행히도 한국은 나에게 여전히 상식과 이성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 2~3년 한국에 머물며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계획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실 건강보험보다도 이처럼 사회 곳곳에 깔린 비이성적이고 경직된 문화다.

 

블로깅을 자주 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간혹 남겨둘 이야기가 있으면 네이버 블로그에만 올릴 예정이다.

 

첨언: 그동안 왕래하며 정겨운 교분을 맺은 몇 안 되는 티스토리 이웃분들께 아쉬운 작별 인사를 고합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 영위하시길 기원합니다. ^^